조의금으로 들어온 10억원, 상속세 내야 하나?
이국진 씨의 아버지는 자수성가한 사업가로서 시의원을 지냈다. 평소에도 각종 자선단체 활동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앞장서서 할 정도로 영향력이 높았다. 지역사회에서는 그야말로 유명 인사였다.
2014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이국진 씨는 아버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왔는지 알 수 있었다. 장례식은 문상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들어온 조의금만 10억원에 달했다.
이국진 씨는 조의금 10억원으로 아버지의 장례를 무사히 마친 후, 남은 조의금을 분배하기 위해 가족회의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이국진 씨의 동생은 조의금에 대한 상속세를 내고 나면 남는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다른 상속재산과 마찬가지로 공평하게 분배하자고 했다.
조의금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고? 정말 이국진 씨의 동생 말처럼 조의금에도 상속세가 붙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조의금에 대해서는 상속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상속세 과세대상이 되는 재산은, '피상속인 사망 당시 피상속인에게 귀속돼 있으면서 경제적 가치가 있는 물건 또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권리'를 말한다.
그런데 조의금은 상속인이 문상객으로부터 증여받은 재산으로서 사망 당시 피상속인에게 귀속되어 있던 금전으로 볼 수 없다(서면4팀-358, 2005. 3. 10). 더욱이 50만원 미만의 증여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고, 그 이상이라 하더라도 '부의금 등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는다.
조의금의 총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조의금을 낸 사람 별로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정도의 금품인지를 판단하기 때문에, 조의금 전체 금액이 많다고 해서 증여세가 과세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 사람이 건 낸 거액의 조의금, 축의금은 증여세가 과세될 수도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고가의 혼수용품인데, 일상생활에 필요한 가사용품은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지만, 호화 사치용품이나 주택과 차량 등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정리하자면, 조의금은 상속세 과세대상에도, 증여세 과세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조의금이나 축의금이 증여세를 내지 않고 합법적으로 증여를 하는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어 논란이 생길 여지가 있기는 하다.
이국진 씨의 경우 1인당 조의금이 너무 많은 정도가 아니라면 조의금 전체 금액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나 증여세를 낼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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